OKR 이라는 단어를 처음 본 것은 사내 교육 자료를 통해서 였다. 국내의 한 기업이 OKR을 채택해 실행 중이며, 그 결과 업무 성과는 물론, 사내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었다. 도전적인 OKR을 설정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공유하며 직원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고, 이 과정 속에서 좋은 성과와 사내 문화를 만들어 내었으니, 다른 곳에서도 도입해 보길 바란다는 의견도 덤이었다.
지금까지 성과 측정을 위한 도구로 가장 많이 접한 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였다. 프로젝트의 연간 달성 목표이자, 한편으로는 나에 대한 성과 측정 지표이기도 했다. 목표 달성 여부를 빠르게 알 수 있으니, 성과 측정에 있어서 굉장히 빠르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가장 익숙하기도 했고, 다른 방식에 대해 모르기도 했으니, OKR 이라는 존재가 새로울 수 밖에 없었다.
가장 큰 의아함은 목표 설정을 도전적인 OKR에 대한 부분이었다. 교육 자료에 나와있던 내용도 더군다나 뚜렷한 목표를 적기 보다, 이루기 힘든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한다고 나와있었다. 예를 들어, 앱 다운로드 수 1위 달성이라는 OKR를 적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루기 힘든 목표를 정해놓고 다함께 미친듯이 해보자랄까!
이러니, 오해아닌 오해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강하게 힘을 모아 달성을 위해 해결한다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루기 힘든 둥그런 목표가 설정되면, 직원의 성과 측정은 물론, 업무 효율 측면에서도 정확한 기준이 없으니 업무 효율도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당연, 이는 잘못된 이해로 인한 발생한 오류였다. OKR은 단순 목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오해는 책으로 풀렸다. 존 도어의 ‘OKR,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이라는 책이다.
OKR을 왜 쓸까? OKR은 어떤 방식으로 혁신을 만들까? 실제로 기업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이런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책이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OKR은 개인의 목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금 더 나아가 나 혼자 나의 목표로만 갖고 있지 않는다. 이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OKR에 대한 오해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OKR은 모두가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개인의 OKR 목표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해당 목표는 팀 전체의 목표에서 비롯되며, 그 개인의 목표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한다는 것이다.
OKR의 또 다른 특징은 장기간이 아닌 단기간 OKR이 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빠르게 반복해서 목표 달성 정도를 평가하고, 유동적으로 목표를 수정하고, 실패를 발판삼아 새로운 목표를 추가하기도, 수정하기도 한다.
자, 그럼 좋은 목표에 대해 먼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팀이 성공으로 가기 위해선 성공으로 이끌 올바른 목표(Object)가 선행되어야 한다. 잘못된 목표는 관심 범위의 축소, 비윤리적 행동, 과도한 위험감수, 협력 부재, 사기 저하 등 조직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목표의 중요성을 반증하듯, 좋은 목표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1968년, 메릴랜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 에드윈 로크는 인텔에 OKR를 도입했던 앤디 그로브에게 큰 영향을 미친 논문을 발표했다.
첫 번째 내용은 ‘어려운 목표’가 쉬운 목표보다 성과 개선에 더 도움을 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체적인 어려운 목표’가 추상적인 어려운 목표보다 성과를 더 높여준다는 것이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며 진행된 연구를 통해서도 구체적으로 정의된 어려운 목표가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것을 입증했다.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몰입도가 중요한데, 몰입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연구도 중요했다. 딜라이트 연구 결과, “업무를 분명하게 정의하고, 내용을 문서로 작성하고, 목표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 뽑았다.
무엇보다 기업 목표는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중요한 목표가 꼭 많아야할 필요도 없다. 가장 중요한 목표를 설정한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렇기 때문에 OKR 시스템에서는 목표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OKR은 그러므로 특별한 목표여야한다. 모든 구성원과 목표를 공유하므로, 그 만큼 가치있고 모든 구성원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목표이기도 한다. 그렇게 OKR의 강력한 힘이 발생한다.
OKR은 체계적인 목표 관리 시스템이다. 목표를 세웠다면, OKR 시스템으로 광범위한 업무 목표를 관리하고, 목표 성취, 피드백까지 가능하다. OKR를 활용하기 위해 알아야하는 OKR 특징을 몇가지 알아보고자 한다.
OKR은 하향식, 상향식 OKR로 활용이 가능하다.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로 나눈다기 보다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섞어 사용할 수 있다. 하향식 OKR이라고 해서,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하향식 업무 형태와는 다르다. 리더의 지휘아래 역할을 나누고, 각자가 업무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목표의 방향성을 제시해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OKR에 기여할 지 판단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리더는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으며, 동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향식 OKR은 반대로 직원들의 제안에 의해 시작된다. 무엇을 해서 궁극적인 성공으로 나아갈 것인지 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념을 혼용하며 성공으로 나아간다.
OKR은 각 부서, 팀, 개인이 모든 목표를 공유한다는 특징도 있다. 목표에 따른 달성 정도까지 공유한다. 모두가 한 팀이 되어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처음, OKR을 도입할 때 이 부분을 조직 구성원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가 서로의 목표 달성을 공유하며 진행사항을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협력하며 강력한 열정과 추진력을 보여줄 것이다.
필수적인 OKR과 도전적인 OKR 정의를 조심하자. 필수적인 OKR은 반드시 해내야하는 지금 이 상황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동의한 목표여야 한다. 필수적인 OKR의 기대 점수는 1.0이라고 할 수 있다. 1.0보다 낮다면 계획과 수립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분석이 필요하다.
도전적인 OKR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목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무엇이 필요할 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도전적인 OKR 기대 점수는 0.7이다.
이 두 가지 OKR을 잘못 사용한다면, 필수적인 OKR을 가볍게 받아들일수도 있고, 도전적인 OKR에 많은 일정과 자원이 투입될수도 있다. 이 핵심 결과 기대점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OKR은 분기, 반기처럼 짧은 기간안에 평가가 이루어진다. 단기간마다 OKR 성과 측정 지표를 평가하고, 이를 통해 유동성을 갖고 목표를 추가하기도, 수정하기도 하며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하기위한 길을 마련한다. 그 만큼 OKR은 딱딱하지 않고, 성취에 집중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목표 하나에 이상적인 핵심결과(KR)로 보통 3개~5개를 이야기한다. 이 핵심결과를 평가하는 데, 0.0~1.0 사이의 값으로 달성정도에 따라 점수가 주어진다. 1.0은 완벽하게 달성한 것이다. 0.6~0.7을 기대치라고 이야기한다. 이 기대치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다면, 목표를 낮게 잡는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낮다면 목표 달성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북 기준, 평가 방식은 아래와 같다.
0.0~0.3 빨간색
0.4~0.6 노란색
0.7~1.0 녹색
핵심결과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측정 가능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노력이 아니라 결과에 관한 것이라는 것도 유의하자. 조언, 도움, 분석, 참여라는 용어는 노력에 대한 설명이다. 핵심 결과는 최종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이어야 한다. 완성의 증거는 변화를 기록한 목록, 문서, 기록 등으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상상을 넘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구성원 관리가 필요하다. 당연 성과에 관한 이야기다. OKR은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기존 성과 측정은 연간 성과 목표를 세우고 진행하다보니, 연간 성과 검토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어떤 성과를 만들었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목표는 이렇게 세울것이다라는 방식이다.OKR의 경우 단기간에 평가를 받고 진행하는 경우이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성과 관리 시스템이 필요했다.
대화 Conversation – 관리자와 직원이 성과 향상을 위해 진행하는 솔직하고 다양한 의견 교환
피드백 Feedback – 발전 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개선 방향을 잡기 위해 이뤄지는 구성원 간의 양방향, 혹은 네트워크 형태의 의사활동
인정 Recognition – 모든 형태의 기여에 대한 인식과 보상
CFR은 일종의 의사활동 촉진제로, OKR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CFR을 통해 자신의 목표가 조직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 조직에 어떤 기여를 하는 지 이야기해 준다. 지속적인 논의와 실시간 피드백으로 개인의 성장과 구성원의 사기 진작에 영향을 미친다.
서두에 밝혔다시피, OKR의 개념은 오해하기 쉬운 혁신 방식이다. 단순히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세우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OKR을 직접 도입해 성과를 만들었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처음 구글에 OKR을 들고 갔던 앤디 그로브의 이야기부터, 인텔 그리고 구글에 OKR을 접목한 이야기를 보면, 솔깃하기도 한다.
이 OKR을 나의 일상에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물론 업무의 압박감 속에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환경에서의 OKR과 개인의 자기계발을 위해 목표를 세우는 OKR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책 안에서는 개인의 목표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으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방식이라고 소개한다.)
구글, 인텔 뿐만 아니다. 유튜부, 줌, 루머리스, 누나 등 실제 OKR 도입을 통해 성과를 낸 기업 사례를 볼 수 있다.
책 자체는 읽기 어려움은 없으나, OKR에 대한 이해는 예상외로 간단해 보이면서 쉽지 않았다.
사례를 통해 끊임없이 지금 내 상황에 OKR을 적용해 볼 수 있을까? 혹은 회사에 적용해 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원리는 쉬워보여도 적용은 어려운 느낌이다. 첫 번째 읽었을 때 느낌은 이런 게 있구나 정도였다. OKR 도입만으로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보일 뿐이었다. 두 번째 읽으며 내용을 곱씹고, 내 자신의 상황에 적용한다는 가정을 해서야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회사 대표가 된다면, 어떤 혀신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오를까?
OKR를 무사히 정착시킬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든다. 그 만큼 구성원의 OKR에 대한 이해 그리고 도입하려는 자의 설득,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시스템 혹은 본인의 삶에 새로운 혁신, 성과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읽은 책 - 존 도어, OKR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
OKR - 존 도어 지음, 박세연 옮김, 이길상 감수/세종서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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